"16강 영웅에서 경질 통보까지” 벤투의 고집, UAE에서는 왜 통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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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카타르 월드컵, 기억하시나요? 대한민국이 가슴 뭉클한 드라마를 쓰며 16강에 올랐던 그 순간. 그 중심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월드컵 영웅이 2년도 채 되지 않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쓸쓸히 짐을 싸게 되었습니다.
2025년 3월 26일, UAE축구협회는 공식 SNS를 통해 벤투 감독과 코치진의 해임을 알렸습니다. 인사말 한 줄조차 없이, 딱 한 줄. “기술진을 해고했다.”
이 얼마나 차가운 작별일까요.
사실 벤투 감독과 UAE의 궁합은 애초부터 삐걱거렸습니다. 한국에서는 ‘철학을 고수하는 리더’로 불리며 신뢰를 받았지만, UAE에선 그 고집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습니다. 특히 대표팀의 상징 같은 존재, 알리 맙쿠트를 명단에서 점점 제외한 것부터 팬들과의 거리감이 커지기 시작했죠.
북한과의 월드컵 예선 8차전, UAE는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극장 골로 2-1 승리를 거뒀습니다. 귀화 선수 파비우 리마의 활약도 빛났고요.
하지만 그 이전의 이란전 완패(0-2), 그리고 키르기스스탄·북한과의 부진한 경기력은 결국 감독 경질로 이어졌습니다.
현지 매체는 "벤투 감독의 전술, 협회는 불만"이라며 내부 갈등을 드러냈습니다. 브라질 출신 귀화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지만, 결과가 따라주지 않았고, 벤투의 스타일을 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벤투 감독은 늘 일관성 있는 전술, 계획된 운영을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특유의 정치적이고 감정적인 축구 생태계에선, 때로 그 고집이 오해로 번지기 쉽죠.
‘더 내셔널’과 ‘에마라탈윰’ 등 현지 매체는 UAE협회가 벤투의 방식에 큰 불만을 품었고, 내부적으로 이미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경질은 단지 한 감독의 실패 그 이상입니다. 축구계에서 ‘스타일의 충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죠.
앞으로 벤투가 어디에서 새로운 챕터를 열게 될지 모르지만, 분명한 건 한국에서의 찬사와 UAE에서의 경질 사이에 놓인 건 ‘철학과 현실의 괴리’였습니다.
벤투 감독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묘한 여운을 남깁니다. 누구보다 강한 철학을 가진 지도자가, 새로운 환경에서 얼마나 쉽게 밀려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으니까요.
축구도 결국은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사건이었습니다.